최초 입사 당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입사 후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직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사용자의 전직, 전보처분이 있는데 근로자가 그 전보처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전직 무효확인을 구한다면, 전직이나 전보처분에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한지가 다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전직처분과 관련하여 부당전직에 대한 구제신청 사례들을 살펴보다 눈여겨 볼 만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출처 : 대법원 2010다52041 전직무효확인등
사안의 개요 (실제 사실관계는 상당히 복잡하여 일부만 발췌합니다.)
어느 항공사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객실승무원으로 입사한 근로자들인데, 노조활동을 거치면서 이러저러한 우여곡절을 거치며 사무직으로 전직처분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가. 전직처분에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하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최초 입사 당시의 직종만이 객실승무직으로 특정되었을 뿐 그 이후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직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 또는 승낙하고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동의는 이 사건 전직처분의 요건이 아니다.
나. 이 사건 전직처분의 정당성 유무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대법원 91다12752 판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95누7130 판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97다18165, 18172).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평석
대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객실승무원이었는데 사무직으로 전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했을 때 해당 전직처분은 피고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직, 전보 처분에 대해서는 해고에 있어서보다 사용자 입장을 존중하여, 사용자 측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인원 배치 결정을 인정해 주는 분위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근로자들은 해고에 못지 않게 전직, 전보 발령에 대해서도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없겠으나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이 다소 폭넓게 인정되고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협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전직, 전보처분을 무효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협의절차 생략이 곧바로 전직, 전보처분의 무효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육아휴직 후의 전직, 전보 발령 등에 대한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따로 또 살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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